내 이름
미라
나는 내 이름이 참 싫었다.
이름에 받침이 없어
너무 가볍게 들린다며,
듣는 순간,
바로 성별이 드러난다며,
극도로 내 이름을 싫어했다.
이름을 바꾸고 싶었다.
묵직하게 들리는 이름으로,
성별을 알아 차리기 어려운 이름으로
30년전
내 나라를 떠나고 나서야 비로서
아니
30년간 썼던 가면을 벗어내고서야
비로서
나는 내 이름을 받아 들일 수 있었다.
돌아보니,
내가 싫어했던 건
내 이름이 아니였다.
환영받지 못한 존재라고 느끼던 나
거부당할까봐 늘 마음 졸이던 나
주변의 눈치를 보며 사람들의 기대와 분위기를 맞추고
밝은 미소로 가장했던 나
괜찮은 척 포장하며 살면서,
속으로는
이런 나의 모습에 스스로를 가혹하게 야단을 쳤던 나
미라(美羅)
아름다울 미(美), 존재 라(羅)
아름다운 존재
'아름다운사람'
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
이제 나는
내 이름이 참 좋다.
내가 참 좋다.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