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
한 아이가 태어났다
여아였다
자네, 정말 죄송하네
자식, 하나 달고 나오지.
죄송한 존재
섭섭한 존재
어떻게 인간이 죄송한 존재가 될 수 있나
어떻게 인간이 섭섭한 존재가 될 수 있나
외할머니께서 죄송하게 느끼신 것이다
아버지께서 섭섭하게 느끼신 것이다.
외할머니의 센세이션이,
아버지의 센세이션이,
내가 될 수 없다.
거부할 수 없는,
거부 당할 수 없는 존재
죄송함과 섭섭함의 수용소에서
나온 지 오래다.
나는 그냥 나
나로 존재한다.
나는 나로 충분하다.
